-
문화데이 :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Culture 2018. 11. 16. 18:02
문화데이를 통해 사비나미술관의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 예술가의 명상법' 전시회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원래는 다른 전시회를 관람하려 했으나, 그날 전시회 측 사정으로 인해 하루 휴관이 결정되어 이 전시회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사실 개인적으로 이 전시회가 가장 보고 싶었다는 것인데요. 거리가 멀어서 차선책으로 가까운 전시회에 갔다가 휴관 안내에 운명이라 생각하며 멀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비나미술관은 원래 안국동에 자리하고 있던 미술관입니다. 3년 전에 안국동에 위치할 때 전시회를 본 적이 있는데, 은평구로 옮기고 크게 재개장한 미술관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현재 사비나미술관에서는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 예술가의 명상법' 전시회와 달을 사랑한 남자 '레오니드 티쉬코브'의 국내 첫 개인전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앞에 있는 관람 시간과 입장료 및 층별 전시 안내입니다. 가시기 전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술관 외벽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글귀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읽어가며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부터 감성이 채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전시회 초입에 있던 작품들입니다. 작품 안에 나 있는 작은 창 안으로 잔잔하게 파도치는 영상이 흐릅니다. 그 움직임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저절로 평화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체인식센서로 스트레스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입니다. 기기는 생체신호를 분석해주고 각자에게 적합한 명상법을 추천해줍니다. 저는 생체신호 C가 나와 해당 알파벳이 적힌 명상 테이블로 향했습니다.
스트레스 단계에 따라 일상 명상을 체험할 수 있는 작은 공간입니다. 안내에 따라 앞에 붙어 있는 명도 중 마음에 드는 명도를 선택하여 종이에 명도를 채워 그렸습니다. 그리고 채워진 종이를 찢어서 버리고 나니 조금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문을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지인들에게 '삶'에 관한 각자의 생각과 엄지 지문을 찍어줄 것을 부탁하였고, 그렇게 공책의 한 페이지씩은 그들이 살아온 시간의 흔적들로 새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품 앞에는 작가가 지인들에게 부탁했던 것처럼 전시회 관람객들 역시 지문과 기록을 남길 수 있는 공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책에 남겨진 기록들을 넘겨보며 삶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가 매일 나뭇잎 하나씩을 채집하여 똑같이 그리고 일상의 단상을 함께 담은 나뭇잎 일기입니다. 산책을 통해 나뭇잎을 주우며 삶에 대해 돌아보고, 꾸준히 순간을 기록했다는 점이 예술가의 명상법이라는 전시회의 주제와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현대인들의 고충을 담은 작품입니다. 섬뜩하면서도 묘하게 공감을 일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돔 구조물로 만들어진 작품, '페트리코'는 직접 안으로 들어가서 그물에 누워보는 명상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늑한 구조물 안에서 은은히 풍기는 이끼와 흙냄새에 심신이 안정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달을 사랑하는 작가, 레오니드 티쉬코브의 작품들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의 고독감과 소외감을 환한 달빛으로 비춰주고 싶었던 작가는 직접 제작한 인공 달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서정적인 작품을 풀어냈습니다. 초현실적이고 동화 같은 작품 세계는 보는 이로 하여금 판타지를 경험하게 하는데요. 작품마다 느껴지는 따뜻한 정서에 현실과 동떨어져 잠시나마 위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 옥상정원에 설치된 작품, <Stairs to the Moon>입니다. 전시회 관람 마칠 시간이 다 되어 어둑어둑해진 하늘 풍경과 어우러지는 달 모양의 조형물이 가슴 설레도록 낭만적이었습니다. 마음이 복잡할 때 시름을 잊을 수 있는 공간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예술가들이 어떤 식으로 명상과 사색을 하는지, 또 어떤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그들의 시선에서 함께 공감하며 위로를 얻을 수 있었던 전시회였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혹은 스스로 사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할 때 이 전시회가 휴식과 영감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데이 : 술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추천! 전통주 갤러리 (0) 2018.12.17 문화데이 : 직장인 취미생활 추천! 플라워 원데이 클래스 (0) 2018.12.13 문화데이 : 미세한 틈, 모호한 결 (0) 2018.11.12 문화데이 : 니키 드 생팔展 마즈다 컬력션 다녀오다 (0) 2018.11.09 문화데이 : 마녀의 초대장 전 (0) 2018.11.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