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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데이 : Hi, POP - 거리로 나온 미술, 팝아트Culture 2018. 1. 31. 15:04
우리 일상생활에도 미술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그중 하나가 팝아트다. 요즈음 우리는 포스터, 티셔츠, 머그잔의 디자인에서 쉽게 팝아트를 발견할 수 있다. 팝아트란 반예술을 지향하며, 서브 컬처 등 대중문화를 자양분으로 삼은 미술 경향이다. 그래서 팝아트는 주된 소재로 신문의 만화, 상업디자인, 영화의 스틸 컷, tv 등 대중 매체의 이미지를 삼는다.
현재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트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있다. 바로 M 컨템포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Hi, POP : 거리로 나온 미술, 팝아트> 전이다. 전시는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 로버트 인디애나, 로버트 라우센버그, 앤디 워홀의 주요 작품 160여 점을 선보인다. 어느 눈 오는 오후, 디지털마켓어가 직접 전시에 다녀왔다. 전시 내용을 작가별로 간략하게 소개한다.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콜라주 기법으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과 신문·잡지의 이미지를 재구성했다. 이로써 그는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그는 실크 스크린으로 작업하면서 작품 세계를 확장했다. 신문, 잡지, 텔레비전 등에서 채집한 이미지를 각기 다른 크기로 조절하여 한 화면 안에 담았다. 특히 그는 미디어에서 활용한 이미지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사회적·정치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흑인 인권 운동 지지, 냉전 시대에 대한 조소 메시지 등을 발견할 수 있다. 티셔츠에 나염으로 새기고 싶을 만큼 알록달록한 색감이 매력적인 <ROCI, 베를린, 1990년 3월>을 보자. 이 작품은 그가 예술이 금지된 국가를 포함해 8년간 전 세계로 여행하는 기간에 완성한 것이다. 그는 여행하면서 지역 문화와 자신의 예술 창작법에 몰두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하단에는 독일 분단의 상징인 ‘브라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에 있는 조각상을 삽입함으로써 조형미를 갖추면서 사회적인 의미를 담았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작가 이름은 처음 볼지 몰라도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이다. 그는 통속적이라고 여기는 만화를 차용하여 굵은 선, 말풍선, 망점을 적면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작품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특징이 바로 벤 데이 망점(Ben Day Dot)은 그의 시그니처 기법이다. 그는 싸구려 인쇄물에서 음영이 점으로 표현되는 것에 착안해, 이를 과장하고 눈에 띄는 단색을 덧입혀 화면으로 옮겼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피카소의 팬이기도 했다. 그의 애정은 피카소의 작품을 오마주할 정도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피카소를 오마주한 작품 3점을 볼 수 있다. 그는 정물과 인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종합한 피카소의 입체파 양식을 적용하였는데,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굵은 선, 단색의 컬러 조합, 문자가 합쳐져 하나의 포스터처럼 재구성되었다.
의외의 사실, 의외의 발견.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한국에서 개최된 88 올림픽 포스터를 제작한 적이 있다. 그의 대표적인 벤 데이 망점은 포스터에서 격자 무늬로 변신하였다. 붓의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물결 무늬와 한자가 볼륨감 있게 화면을 차지하며 독특한 조형미를 자아낸다.
앤디 워홀
앤디 워홀의 전시장 입구는 그가 만든 예술 공간 ‘팩토리(Factory)’의 일부로 재현되었다. 1964년, 앤디 워홀은 뉴욕에 창고형 작업실을 마련하고 벽면을 반짝이는 은색 포일로 도배했다. 광택으로 반짝거리고 심지어 비현실적인 분위기마저 풍기는 이 공간의 이름은 팩토리다. 그는 이 공간을 자신의 예술 공간이자 아티스트들의 아지트로 활용했다.
앤디 워홀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실크 스크린’과 ‘복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앤디 워홀은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통조림, 양귀비꽃 등 다양한 소재를 실크 스크린을 통해 대량 생산했다. 작업실을 팩토리라고 명명한 것처럼, 앤디 워홀은 자신을 기계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가 생산한 작품 중 캠벨 수프(Campbell’s soup) 시리즈는 복제의 특성을 잘 담아냈다. 일정한 크기와 패키지로 계량화된 통조림 캔을 자세히 살펴보면 맛에 따라 검은콩, 양파, 크림 버섯, 치킨 누들 등으로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듯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은 통조림 캔이 종류별로 나열되어 있다. 이것이 앤디 워홀이 기계처럼 작품을 복제하지만, 세상에 같은 작품은 하나도 없는 이유다.
로버트 인디애나
팝아트는 적극적으로 문자를 활용하곤 한다. 로버트 인디애나는 문자를 주된 표현 수단으로 삼은 작가다. 그는 볼륨감 있는 문자, 색감, 숫자나 문자에 대한 남다른 의미 부여와 이것의 일반화 과정을 통해 문자를 작품으로 만들었다. 낯익은 그의 작품 “LOVE”는 사실 1964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크리스마스 카드 용도로 의뢰한 작품이었다. 작품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여세를 몰아 이듬해 “LOVE”를 본뜬 조각 작품이 만들어졌고, 이후에도 그의 작품을 디자인으로 활용한 티셔츠, 머그잔, 수첩 등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하지만 당시에 문자에는 저작권이 적용되지 않았던 터라, 판매에 대한 모든 수익은 디자인 업체가 가져갔고 로버트 인디애나는 허울뿐인 명성만 얻었을 뿐이다. 1998년이 되어서야 그는 문자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전시장에는 작가의 작품이나 특성을 반영하여 곳곳에 작은 포토 존이 꾸며져 있다.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이 가능하므로, 전시를 감상하면서 인생샷도 건질 수 있다. 또한 팝아트를 직접 제작하고 집에 가져갈 수도 있는 서비스도 마련되어 있다. 에코백 제작 부스인데, 팝아트 이미지를 직접 실크 스크린으로 에코백에 입혀 나만의 팝아트 에코백을 소장할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나 미디어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즐겨보고 싶다면, 팝아트 전시를 감상하며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해보자. 전시는 4월 15일까지.
전시 정보
http://m-contemporary.com/#/exhibition/exhibition/index?at=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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