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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데이 : 정지현 개인전 <다목적 헨리> @아뜰리에 에르메스Culture 2019. 4. 10. 18:14
요즘 다양한 브랜드가 공간을 활용한 ‘스페이스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의 ‘뮤직 라이브러리’, 카누의 ‘카누 시그니처 팝업 스토어’, 현대 자동차의 ‘현대 모터 스튜디오’가 그 예인데요. 특히 패션, 뷰티 브랜드는 자사의 예술적인 감각을 녹여낸 ‘아트 전시’로 스페이스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젠틀 몬스터, 코스(COS)가 매장 내에 한켠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모레 퍼시픽은 본사 지하에 아예 미술관을 만들어 완성도 높은 전시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지요.
그리고 럭셔리 패션 브랜드인 ‘에르메스’도 스페이스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요. 바로 ‘아뜰리에 에르메스’라는 공간입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내 독립적인 전시 공간으로,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이번 문화데이에는 아뜰리에 에르메스에 가 보았습니다. 마침 그곳에는 에르메스 재단의 올해 첫 전시이기도 한 정지현 개인전 <다목적 헨리>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에서 달팽이관 같은 계단을 따라 지하 1층에 내려가서 카페를 지나면, 비밀 공간처럼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나타납니다. 들어서자마자 고요한 화이트 큐브 곳곳에 알 수 없는 조형물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정지현은 도시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도시의 부산물과 폐기물을 모아 재조합했습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파편을 수집하고 해체하고 조립하면서, 작가는 각각의 사물이 가진 본래의 쓰던 사물이 형태도 쓰임도 알 수 없는 모호한 ‘어떤 것’으로 변신한 것을 바라보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전시의 이름은 왜 <다목적 헨리>일까요? 전시명은 영국의 조각가인 ‘헨리 무어(Hennry Moore)’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헨리 무어는 유럽의 전통적인 조각 양식을 거부하고 추상적이고도 초현실적인 형태의 조각 작품을 선보이며 조명 받은 작가인데요. 그는 추상적인 형태의 조각으로 예술의 가능성을 탐구했으며, 돌이나 조개 껍질과 같은 자연물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헨리 무어의 작품입니다. 정지현의 작품과 헨리 무어의 작품을 나란히 놓고 보면 그형태가 비슷하지요? 이처럼 정지현은 도심 곳곳에서 발견한 소재를 재조합하여 무어풍의 조형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지하에 있는 백색공간에 정지현이 만든 세계는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어지는 묘한 공간이었습니다. 콘크리트, 철사, 호스 등 소재가 가지는 거친 질감과 추상적인 형태가 더욱 두드러졌고요.
전시를 보고 나오며 에르메스 카페를 지나치는데 맛있는 음식 냄새와 잔잔한 음악이 참 좋았습니다. 도산 공원 근처에 약속이 있다면, 예쁜 옷도 구경하고 차도 마시고 미술 작품도 관람할 수 있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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