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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데이 : 마케터의 일Book 2019. 6. 28. 16:54
모든 직장인들은 업무 관련한 고민이 있을 텐데요. 마케터는 마케터만의 고민이 있죠. 오늘 소개할 책은 「마케터의 일」입니다. 책의 저자는 배달의 민족의 장인성 이사인데요. 장인성 이사는 회사에 있는 후배들에게 마케팅 관련해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페이퍼로 작성해 내부적으로 공유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마케팅 조언에 관련된 페이퍼가 차곡차곡 쌓이는 걸 보고 나니, 배달의 민족에 근무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많은 마케터들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페이퍼를 정리해 책을 발간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나보다 10년, 20년 먼저 마케팅을 시작한 선배가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어투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마케팅 전략, 마케팅 이론 등을 다루지는 않지만 실제로 마케팅을 하면서 누구나 해봤을 법한 고민과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그가 후배 마케터들에게 한 이야기 중 몇 가지를 추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마케터의 말은 힘이 세다
마케터가 사용하는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므로 좀 더 특별하고 중요합니다. 일본어에는 남자가 쓰는 단어와 여자가 쓰는 단어가 따로 있는데요. 자기자신인 ‘나’를 의미하는 단어로 여성은 ‘와타시(私)’를 사용하고, 남성은 ‘오레(俺)’를 사용합니다. 이럴 때에 여자가 자기자신을 ‘오레’라고 말하면 남자가 쓰는 말을 한다고 특이하게 본다고 하네요. 이처럼 단어 하나만으로 성별이나 개인의 특성을 드러낼 만큼 말은 영향력이 셉니다.한국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기가 ‘좋다’는 걸 고기는 ‘옳다’고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좀 더 재치 있게 쓰려고 한 이 표현에는 ‘옳음/그름’이라는 가치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무언가가 옳은 것이 되려면 이외의 다른 것은 그른 것이 되어야 하는데다. ‘옳다’고 말하는 순간 마케터가 의식했든 하지 않았든 고기 외의 음식은 ‘그른’ 것이 되는 것이죠.
마케터의 말뿐만 아니라 고정관념 또한 그대로 콘텐츠에 반영되기 때문에 막강함 힘을 가집니다. 과거 음식 광고는 주로 아내나 어머니가 부엌에서 요리하고 남편이 그걸 맛있게 먹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에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규정하는 편견과 낡은 프레임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고정관념 없이 남자가 빨래하고, 여자가 운전하는 이미지를 담은 광고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마케터의 말과 마케터의 고정관념은 그대로 광고에 반영될 수 있으므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에서 창의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중립적이고 옳은 생각을 하는 태도 또한 갖춰야 합니다.2. 이해가 안 된다? 이해하려고 하자!
마케터들이 종종 혼동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개인이 싫어하는 것을 감정적으로 착각하여 틀리다고 판단하거나, 다른 것을 이질감 때문에 거부하며 틀리다고 치부해 버립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말에는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마저 없이 대상을 싫어하려고 합니다. ‘나는 저렇게 음식점에 1시간씩 줄 서서 먹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돼’라는 말은 결국 저런 사람들을 이해하기 싫고 저런 사람들이 싫다는 결론으로 도출됩니다.
마케터들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궁금해야 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연구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아이돌이 있다면 최소한 그 아이돌의 노래 한 곡 정도는 들어보고, 시청률이 치솟는 드라마가 있다면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사람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는지 정도는 알아둬야 한다고 하네요.
3. ‘왜?’라고 질문하자
마케터로 일하다 보면 단순히 일을 요청 받아서 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포스터 만들어 주세요’, ‘이벤트 열어 주세요’, ‘배너 광고 해 주세요’ 같은 요청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단순히 ‘수단’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일을 착수하기 전에 ‘왜?’라는 질문을 꼭 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가 포스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목적이 행사 홍보라면 행사 홍보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왜?’라는 질문은 결국 마케팅의 목적과 닿아 있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파악하고 공감해야만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압정 주세요’라고 말했을 때 그 목적이 사진을 벽에 고정하기 위함이라는 걸 안다면 우리는 압정이 아니라 양면테이프나 마스킹 테이프로 고정하는 것이 벽에 흔적도 남기지 않고 미적으로도 훨씬 괜찮다고 추천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마케터의 일」에서 나온 마케팅 팁을 알아 보았습니다. 저자 장인성 이사는 이 책에서 끊임없이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책은 마케터뿐만 아니라 타 업계 직장인들도 공감할 만한 직장생활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선배가 먼저 경험한 마케팅과 회사생활에서 팁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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