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데이: 지금, 다시 헌법

※ 이 글은 도서 "지금 다시, 헌법"과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듣고 작성하였습니다.

"지금 다시 헌법"

이 책은 역사에  다시 없을 (없어야 할)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스캔들로 주목을 받았다.

'이게 나라냐?' 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린 상황에서,

국가운영의 근본이 되는 '헌법'을 

그나마 쉽게 소개했던 것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인 것 같다.

이 책은 진보적인 시각으로 써졌다.

따라서 헌법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 정당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고 비판한다.

이러한 자세 때문에 분명 누군가는 공감할 테고

누군가는 불편할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나에게 공화국이라는 말이 익숙한 이유는

헌법 때문이 아니라 드라마 때문이다.

어린 눈으로 봤을 때, 

유독 심각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참 기억에 남는다.

(재미도 없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제 6공화국이다.

그리고 2017년 5월부터 임기가 시작된

문재인의 대통령은 19대 대통령이다.

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공화국 숫자는 바뀌지않는가?

어렸을 때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답을 찾았다.

정답은 '본질적인 헌법의 개정 여부'다.

헌법이 크게 바뀌면 공화국 넘버가 올라간다.

제 5공화국과 제 6공화국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대통령 선출방식

제 5공화국은 대통령 7년 단임제 간선투표

제 6공화국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대통령 직선제, 5년 단임제이다.

이토록 중대한 개헌이 이뤄졌을 때

공화국 숫자도 바뀐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말을 참 많이 듣는다.

"법대로 해!"

하지만 "지금 다시 헌법" 에서는 

법이 모든 상황에 최고의 해결방법이 될 것이라는 

우리의 상식을 완벽히 깨버린다.

그 헌법의 빈틈은 다음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1992년 초원복국집 사건이다.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었을 때

흥미를 느껴 더욱 자세히 찾아보았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대선을 1주일 남긴 1992년 12월 11일 오전 7시

초원복국집에 부산시장, 부산경찰청장,

안기부 부산지부장, 부산시 교육감 등

부산시의 실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 이들은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 김영삼 후보 지지자 이다 ★

이들 중, 관직에 몸담고 있지 않은 

일반인 1명이 이렇게 이야기 한다.

"당락을 불구하고 PK표가 적게 나오면 안된다.

김영삼이 안되면 부산-경남 사람들은 빠져죽자.

민간에서라도 지역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대부분이 

공감하는 발언을 한다.

그런데 이 대화를 

당시 통일국민당의 의원들이 도청하고 있었다.

당시 정주영 후보의 지지자들이 이었던

통일국민당 의원들은 이 사실을 알렸고,

민주자유당은 "지역감정 조장" 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민주자유당은 "불법도청"으로 맞선다.

(어디서 많이 봤던 것 같다.)

그리고 결국 누군가는 처벌을 받는다.

바로 도청을 한 통일국민당 의원들이다.

사실 처벌대상도 이해가 안가는데

더욱 이해가 안가는 것은 그 처벌사유다.

바로 "주거침입죄"

바로 복국집 식당 주인이

통일국민당 의원들이 도청을 하려는 의도를 알았다면

그들을 식당에 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점유자를 속여 타인의 공간에 침입한 것이기 때문에

"주거침입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 참고로 초원복국에서

지역감정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일반인은

"고령으로 기억력이 감퇴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다.

실제로 주거침입죄는 

굉장히 애매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범죄사실을 현장에서 들켰을 때,

도리어 역풍을 맞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주된 사유중 하나가 바로 주거침입죄 이다.

가끔은  헌법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은

이상한 결론을 내릴 때가 있다.

뉴스로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등을 이유로

납득하기 어려운 적은 형량을 받는 경우가

꾸준히 지적되는 부분 중 하나다.

결론적으로 헌법은 불완전하다.

분명 법대로 했을 때, 오히려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나는 그 점이 대한민국 헌법 자체에 

'無가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해결방법으로 "개헌" 카드를 거론했다.

그런데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이유가

대한민국이 대통령 5년 단임제이기 때문인가?

그것은 아니다.

개헌은 어느정도의 보완책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본질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이번 18대 대통령의 탄핵사유 중 하나는

"헌법수호의 의지 부족"이다.

헌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가 헌법을 있는 그대로 잘 지켰다면,

부정적인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인물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헌법은 분명 불완전 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완전한 것은 없다.

결국 그 빈틈을 매꾸는 것도.

또 더 벌리는 것도 사람이 할 일이다.

결국엔 사람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여기저기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시작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 끝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2017 오늘 이후 그 틈을

새로운 대통령과 대한민국 시민들이

잘 메꿔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사람사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