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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데이 : 불행 피하기 기술Book 2018. 4. 3. 18:03
INTRO: 프롤로그
이 책에 대한 솔직한 느낌을 말하라고 한다면,
'당신이 알고 있었던 거지만, 괜시리 한번 텍스트로 가공함으로써 비싸게 팔 수 있게 된 책'
쯤이라고 해 둘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상 불행이라는 단어는 자기 스스로가 자기의 입장과 위치를 돌아보고,
또 남들과 비교함으로써 느끼는 감정을 아우르는 말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 내가 불행한 삶을 살았구나' 라고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겠다.
또한, 말로는 그럴 듯하게 '이렇게 하면 행복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불행하다'와 같이
인생의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필자 처럼 비판적인 성향의 이들이 바라보기엔,
전혀 도움안되는 그럴 듯 한 텍스트 집합체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점을 꼭 알아두고 이 책을 접하기를 바란다
내용 소개_PART 01: 성공한 사람들은 아니오를 말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거다. 상사가 시키던, 거래처의 담당자가 뭘 부탁하건,
무조건 그 일을 수락하지 말라는 소리다.
그 일을 수락해야 할 이유는 수 만 가지이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사회에서 통하는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미국사회에서는 통용할 수 있는 말로 보인다)
이 책에서는 원숭이(침팬지)의 사례를 들면서 상호작용에 대해 논하고 있다.
A원숭이는 B의 털을 골라준다.
B는 다시 A의 털을 골라준다.
이는 팃포탯 이론으로 귀결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해주면 그 상대방도 무언가를 해주는데
그것이 협력이든, 배반이든 각자의 가치를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즉 내가 회사 대표나 상사, 혹은 거래처의 담당자의 지시, 부탁을 들어주면
그 사람은 내게 고마워 할 것이며 분명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
또한 내가 거절했을 때 어떤 계기로 복수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팃포탯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어떤 일을 거절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과연 이게 우리 일상에 대비했을 때 맞는 말인지는 의심해봐야 한다.
(필자는 상사의 말에 복종하고, 거래처의 요청에 협력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에 수긍하며 살고 있다.)
어찌 됐건, 이 책은 즉각적인 승낙 대신에 5초 생각하고 거절하기 이론을 떠올리며,
거절하는 스킬을 발휘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 가이드를 따를지 말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기겠다.
내용 소개_PART 02: 연봉이 얼마나 되면 행복할까
직장인인 필자의 입장에서 이 단락은 또 한번의 충격을 줬다.
직장인이라면 분명, 이런 고민들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물질로 행복할 수 있는 최소 연봉은 7,000만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1억 3천 만원의 금액을 넘어가면 더이상 물질로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 단락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그래, 내 연봉은 이 정도면 적당하지' 하는 정도는 아니라도
'그래,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지금보단 나아지겠지' 자위하며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금액을 듣고 나서, '내가 참 불행한 사람이었구나'하는 좌절감에 휩싸였다.
그래도 이 책이 말하고 있는 바는 미국 기준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머리를 비운 뒤 천천히 다음 단락으로 넘어갔다.
이 책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들며, 독자들을 현혹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처음에 큰 연봉을 받는 것에 대해 사막 한가운데 물 1리터와 비교를 하며,
갈증이 심할 때는 전체 연봉과 집 문서를 맡기고서라도 물 1리터를 얻으려고 할 것이며,
그 이후에는 차차 지급할 가치들이 줄어든다는 논지를 펴고 있다.
무슨 말인지는 이해할 수 있고, 공감했다.
일정 금액을 넘어간 이상 더이상 물질로 행복을 느낄 수는 없을것이라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대해 반박할 의사는 없다.
하지만, 이 논리 자체는 이 돈을 받지 못하는 당신들은 불행하며,
어차피 이 돈을 넘어서도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니,
적당히 타협하고 살아라 라는 애매한 방향만 짚어주는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직장인들에게 행복과 불행을 논하기 이전에,
한국 사회에 대해 한번 더 돌아보고, 우리를 불행에 빠지게 만드는 마법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내용 소개_PART 03: 진짜 걱정 만 남기고 해결하는 법
이 책의 내용소개 마지막이다.
그나마 이 부분이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할 수 있을 듯 했다.
다시말해 선택적 활용 가치가 높은 단락이다.
이 책에선 새를 이용한 실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 그룹의 새들에게는 공사장 소리, 총소리를 접하게 하고, 다른 그룹의 새들에겐 평화로운 자연 속 소리를 들려줬다.
각종 소음을 들었던 새들의 알을 살펴보니 크기도 작았고, 개수도 적었다.
반면,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었던 그룹의 새들의 알은 크기도 컸고 개수도 많았다.
걱정이 많았던 새들은 작은 알을 낳을 만큼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위축됐고,
걱정 없던 새들은 건강하게 알을 낳았다는 뜻이다.
우리 역시 많은 고민들과 걱정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으며
하지만 그 고민들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쓸데없는 고민이라는 것이다.
그 부분은 심히 공감했다.
이 책은 이런 고민과 걱정을 먼저 간략하게 메모를 함으로써, 걱정거리를 정리하고
진짜 걱정거리와 쓸데없는 걱정거리를 구분하기를 권한다.
또, 큰 고민에는 보험적 요소들을 준비하고, 나머지 쓸데 없는 고민들은 미뤄두고
일에 집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 부분은 무척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건, 진짜 걱정 거리보다는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아닐까?
내가 당장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큰 고민이라면 누구보다 급한 게 본인일 것이다.
따라서 쓸데없는 고민,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아도 지장은 없지만 우리를 늘 괴롭히는 그 고민들은
계속 남아서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기에, 이 것을 쓸데없는 고민이라고 얕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무리 : 에필로그
이번 독서데이는 평소 책을 즐겨보지 않던 나에게 책을 읽게 하는 동기를 부여해준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그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왜 하필 이 '불행 피하기 기술'을 골랐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한국 사회에 대입하지도 못하는 이론과 사례들이 마치 그럴싸한 인생의 가이드로 포장되어
베스트 셀러에 올라와 있다는 것도 인정하기가 싫다.
다음 독서데이 때는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첫 술에 배부르랴. 이번을 계기로 책을 고르는 안목이 조금 나아졌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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